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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바른말
이선구, 천번만화(千繁萬化)의 재치..
조옥구 세종로국정포럼 효문화선양위원장  |  1cmc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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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11  18: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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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우암 송시열은 길을 가던 중 갑작스레 소낙비가 퍼붓는 바람에 가까운 주막으로 들어가 비를 피했다. 얼마 후 어떤 무관이 주막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비는 계속해서 내리고 날이 저물자 두 사람은 별수 없이 한방에 묵게 되었다. 둘이서 한참 동안 무료하게 앉아 있었는데, 불현듯 무관이 물었다.

“형색을 보아하니 장기 정도는 둘 수 있을 것 같구려. 심심한데 한판 두어보시겠소?” 심히 불손하기 짝이 없는 말투였지만, 우암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럽시다.”하고 장기를 한창 두는데 무관이 또다시 말을 걸었다.

“머리에 감투를 쓴 걸 보니 벼슬을 한 모양이구려.”
“글쎄올시다…….”
“…그래, 무슨 벼슬을 하셨소?
“예, 뭐 대수롭겠습니까?”
우암은 적당히 넘기려고 했다. 하지만 무관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보리동지를 하셨나? 하긴, 이렇게 궁벽한 시골에서 보리동지도 과분하지!
“…….”
보리동지란 상놈들이 보리쌀을 판돈으로 첩지를 내어 면천을 받는 것을 비꼬는 말로, 상대를 아주 깔보는 표현이었다. 무관이 다시 물었다.
“그래, 그대의 성명은 무엇이라 하는고?”

오만무례하기 짝이 없는 무관의 물음에도 우암은 여전히 공손함을 잃지 않고 대꾸해주었다.
“성은 송나라 송씨요, 이름은 때시자, 매울 열자, 송시열이라 하옵니다.”
“뭐, 뭐라고……?”
순간 무관의 얼굴이 새파랗게 변했다.
송시열이라니! 일국의 정승이요, 임금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좌의정이 아닌가! 그런 사람에게 보리동지라고 놀려댔으니……!
무관은 입을 함부로 놀린 자신의 경솔함을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었다.
한편으론 대신을 모욕한 죄로 어떤 벌이 떨어질지 두려운 생각도 들었다.
우암은 그런 무관의 급변한 얼굴 표정을 재미있다는 듯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

그런데 한순간 무관의 태도가 돌변하더니 인상을 험악하게 쓰면서 별안간 우암의 따귀를 후려치는 것이었다. 우암이 어안이 벙벙해 있는데 무관은 오히려 호통을 쳤다.
“이 고약한 보리동지 놈! 네 놈이 어찌 우암 대감님의 존명을 사칭하느냐! 우암 대감으로 말하면 문장과 도덕과 식견이 탁월하신 데다 임금님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계신 좌의정이시거늘 어찌 네깟 놈이 감히……! 다시한번 그럴 소릴 지껄이면 네놈의 입을 찢어놓겠다!”

그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무관은 방문을 박차고 나가서는, 뒤도 안 돌아보고 퍼붓는 빗속으로 도망쳐버렸다. 그런 무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우암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실로 대단하다! 천번만화(千繁萬化)의 재치로다!”그 후 우암은 그 무관을 수소문하여 벼슬을 높여주었다고 한다. 이선구의 행복비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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